(2014-06-11 05: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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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민컬럼 39부: 캐나다 이민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바라며

얼마전 언론 보도를 통해 순수투자이민 폐지에 분노한 1,400여명의 이민신청인들이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단체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순수투자이민 폐지로 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졸지에 캐나다 이민의 꿈과 계획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그들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이민폐지가 얼마나 불공평하며 어이없는 처사인지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써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민부에 대한 단체소송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얼마전에도 구이민법 전문인력이민이 폐지되어 신청인들이 정부를 상대로 단체소송을 하였지만 결국 법원은 정부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이민부의 불공정한 제도 폐지와 비인도적인 정책 변경은 보수당 정부가 들어선 이래 꾸준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당정권이 다수당이 된 이후로는 그 양상이 더욱 심각해져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반이민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의문이 생깁니다.  과연 보수당 정부가 긍극적으로 추구하는 이민정책은 어떤 것 일까요?  왜 이민자를 받아들이며 도대체 어떤 이민자를 받아들이기 원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여태껏 알아왔던 캐나다 이민은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백 년이상 캐나다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 그리고 다민족사회의 주역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였습니다.  부모와 자녀, 배우자 등 가족간의 결합을 중시하고 인도주의적 정신으로 전세계에서 핍박당하는 난민을 수용하는 제도였습니다.  전체 이민의 60-70%를 차지했던 해외로부터의 전문인력이민자를 선발하는 과정도 학력, 경력, 나이, 영어능력 등을 따져 우수한 인재를 투명하게 받아들임으로써 다른 나라의 찬사와 존경을 받아왔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단순한 경제논리와 노골적인 실용주의만이 이민정책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요소들만 고려한 정책들이 장기적으로 캐나다 국익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실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보수당은 그들의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중 하나였던 이민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다수당의 힘으로 이민법을 개정하고 수 십만개의 이민신청서를 일방적으로 폐기하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한을 맺히게 했을 지 짐작이 됩니다.  또 영주권을 받아 입국한 이민자들이 캐나다 적응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캐나다인에 비해 소득이 낮다며 취업비자를 취득한 외국인 근로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도입하였습니다.

이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해외에서 아무리 우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경력과 잠재력을 가져도 현지 고용주가 허드렛일을 하는 인력으로 고용하겠다는 취업제의서 한 장의 위력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현재 캐나다의 이민정책입니다. 이와 같은 이민 정책은 투명할 수 없으며 필연적으로 각종 편법적인 일들이 생기게 됩니다.

수 년이 지난 지금 캐나다의 여론은 정부의 예상과 정반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장관이 수세에 몰려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는 캐나다인의 취업기회를 빼앗아 가는 국익에 해가 되는 존재가 되었고 이와 더불어 이민자마저 캐나다 현지인의 시각에서는 같은 구성원이 아닌 적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더불어 외국인 근로자는 그들대로 현지인과 다른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평하며 한편으로는 나빠진 여론으로 불안한 미래에 걱정이 많습니다.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를 캐나다의 장래를 위해 필요한 구성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한 기계의 중요하지 않은 부속품이나 소모품처럼 취급하고 부족한 노동력을 임시적으로 채우는데에만 정부가 온 힘을 쏟은 셈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이민제도인 “Express Entry” 출범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상으로 모든 신청과 선발이 이루어져 이민적체도 없고 비용도 들지 않고 인력도 많이 필요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가장 큰 문제인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고 그야말로 “갑”이 우선인 제도입니다.  누가, 언제, 왜, 어떻게 선발되었는지 모르는 이민제도는 시행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제도는 또한 정부 웹사이트인 잡뱅크를 통해서 고용주와 신청인을 연결하며 고용주의 지명을 받으면 신청인이 영주권을 받기가 유리하다고 합니다. 고용주의 지명과 연결을 어떻게 심사하며 관리하며 사후조사할 것입니까?

이민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써 이민부는 그 심각한 문제를 인정하고 이민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에 계류중인 반이민적인 시민권법도 전면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부모초청을 높아진 소득과 연간 허용인원수로 제한하고, 배우자의 영어 능력을 심사하고, 동반 자녀의 나이를 19세로 낮추는 악법들도 시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 순간에 폐지된 이민제도로 피해를 입은 신청인들을 먼저 구제해 주는 제도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일정 부분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민부는 지금부터라도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향후 이민정책에 대한 여론 수렴과 연구조사 및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퇴색되고 추해져 버린 캐나다 이민제도의 우수성과 투명성, 세계로부터 존경받아 왔던 인도주의적 정신을 하루 빨리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웨스트캔이민컨설팅

최 주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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