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9 0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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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민컬럼 38부: 주의해야 할 국경에서의 비자 신청

지난 4월말 갑작스럽게 발표된 LMO 접수 및 수속중단 사태가 한 달을 맞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LMO 신청인들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주정부 이민이나 연방이민 프로그램으로 취업비자를 먼저 받지 않고 영주권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언제쯤 이번 사태가 해결되고 LMO수속이 재개될 지 아직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민부에서도 4월말 이후 접수된 요식업종에 종사하는 직업군의 취업비자 신청서 처리를 중단하였습니다.

5월 16일에는 고용개발부 (ESDC)가 웹사이트를 통해 LMO 수속이 중단된 업종과 직업군에 대해 명확한 추가 설명을 내놓았는데 이번 중단사태는 요식업종 (Food Service sector)에 종사하는 33개 직업군에만 해당된다는 점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당이나 펍 등 음식이나 술을 준비해 손님에게 제공하는 사업체에 근무하는 직업군들만 LMO 신규 접수 및 수속이 중단되었고 판매 및 서비스업계와 호텔같은 숙박업계에 근무하는 직업군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번 호에는 한인들이 취업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방문하는 캐나다 입국장 (Port of Entry) 혹은 육로 국경 (Land border crossing)에서 실제로 발생한 한 사례를 중심으로 비자 신청시에 주의할 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례는 지난 4월에 있었던 연방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2년에 한 중국 국적의 여성이 학생비자와 취업비자 (Co-op work permit)을 받아 캐나다로 입국하였습니다.  입국 후에 그녀는 가까운 친지가 운영하는 BC주의 한 무역회사의 회계직원 (Bookkeeper) 으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비자 만기일이 다가오자 그녀는 알버타주의 비자 수속센터로 취업비자 연장신청서를 제출하고 계속 근무하였으나 2012년말에 그녀의 취업비자 신청이 거절되었습니다. 고용주가 LMO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자가 거절된 지 얼마 후 고용주는 기다리던 LMO 승인을 받았고 이 여성은 다시 비자 수속센터에 취업비자자로 신분을 복권해 달라는 신청을 하게 됩니다. 그녀는 비자가 거절되었던 2012년말부터 근무를 그만두었고 급여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권 신청 수속이 지체되자 그녀는 이민국에 전화로 문의를 하게 되고 뜻밖에 이민국 콜센터로부터 육로 국경에서도 이 경우 취업비자 연장신청을 할 수 있다고 조언을

받게됩니다.  그녀는 취업비자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2013년 5월에 BC주 화이트락에 위치한 더글러스 국경 (Douglas border)으로 비자를 신청하러 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취업비자가 아니라 중국으로의 추방명령이었습니다. 국경에서 그녀는 세 명 이상의 국경서비스국 (CBSA) 직원으로부터 길고도 지독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직원들은 그녀의 휴대폰 속의 모든 내용을 조사하고 휴대폰 속에 저장된 사람들에게 일일히 전화를 걸어 그녀의 신분과 상황을 물어 그녀가 비자 만기이후에도 불법적으로 일을 계속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곧 국경서비스국 직원이 이민법 제 44조 1항에 의거하여 캐나다에 입국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제 41조와 20조에 따라 외국인은 캐나다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취업비자를 먼저 받아야 하며 취업비자를 받기 전에는 입국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그녀에게 추방명령을 내립니다.

직원들은 이 여성의 여권을 압수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사서 돌아올 것을 명령합니다. 그녀가 비행기표를 구입해 돌아오자 이 들은 그녀에게 수갑을 채우고 체인으로 발을 묶어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 구금하였습니다.

국경서비스국에서 이 여성을 마치 테러리스트나 흉악범같은 위험인물로 간주했다는 것도 어처구니 없지만 그녀의 이야기나 주장은 처음부터 무시하고 이민법과 규정에 명시된 일선 직원의 권한을 남용하여 의심이 가는 정황만으로 추방명령을 내린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처사입니다.

이 여성은 추방명령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였고 연방법원은 지난 4월 그녀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이 판결에 따라 추방명령은 무효가 되었습니다.  판결문을 보면 이와 같은 결정의 근거로 첫째, 비자 만기 이후에는 근무하지 않았고 다만 경험을 쌓기 위해 영어를 못하는 친지를 대신해 단기간 자원봉사의 형식으로 근무한 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하려면 더욱 조사를 했었어야 하며 둘째, 그녀가 국경에 온 것은 캐나다에 입국하여 불법적인 일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취업비자를 받으러 왔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한인들 중에서도 취업비자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국경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경에서 모든 취업비자의 신청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준비없이 국경으로 향하기전에 이민법과 규정을 확인해야 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자 신분에 따른 권리와 제약 조건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방문 목적과 자신의 경력, 고용주의 취업제의서의 내용 등도 숙지해야 합니다.

국경에서는 대부분 방문 당일 비자를 발급해 주는 반면 위의 사례처럼 일이 잘못되거나 불법 취업의 의심을 받는 경우 즉시 한국으로 추방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경서비스국 직원과 간단한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다면 비자를 받지 못해 돌아 오거나 심한 경우 한국으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경에서 비자신청을 할 때에는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와 시선처리가 중요하며 컴퓨터나 휴대폰의 내용도 확인해야 하며 직업에 걸맞는 옷차림으로 국경서비스국 직원의 불필요한 의심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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